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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 알고 읽으면 더욱 빠져든다

유별남 2017. 7. 17. 07:00

국제적인 베스트셀러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2017년 2월 24일에 정식출간된 「기사단장 죽이기」는 같은 해 7월 12일에 한국어판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제 1부 <현현하는 이데아>, 제 2부 <전이하는 메타포>로 전 2권으로 구성된 시리즈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책을 출간할 당시 그의 나이가 29세였으니, 그의 작가 경력이 거의 4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집필된 창작 문학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련함이 만들어 낸 「기사단장 죽이기」는 더욱 특별한 셈이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초상화가인 주인공이 살아가며 겪는 기묘한 이야기를 담아낸 글이다. 사람의 특징을 잘 캐치하고, 물건 따위의 위치를 잘 기억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을 발견하게 되면서 겪는 신비한 일들을 표현해내는 작품이다. 장면이 전환되며 변화하는 여러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심리를 잘 묘사해낸 문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상치 못한 아내의 이혼 통보를 받은 주인공이 고뇌하며 혼자 떠나는 여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 그 이후로 기이한 일들이 펼쳐지며 겪게 되는 의문의 사건들을 하루키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꽤나 인상적이다. 뛰어난 인물·심리 묘사로 일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을 집대성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패턴이 비슷하지만, 인물을 묘사해내는데 있어 그 방식이 더욱 깊어졌다는 평론이 지배적이다.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긴 하나, 일부의 일본인에게는 비난을 받았다고도 한다. 이 책에 언급된 '난징 대학살 사건' 때문이다. 난징 대학살은 중일전쟁 중에 1937년 12월부터 1938년 2월까지 약 6주동안 벌어진 대학살 사건이다. 중국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중국인들을 무참히 학살한 사건이 바로 난징 대학살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무려 30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무참히 학살 당했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일본인들에게는 부끄러운 기억이긴 하지만, 난징 대학살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논란거리가 되거나 비난을 받을 필요는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서 "역사라는 것은 국가에겐 집합적인 기억"이라고 말하며 "역사를 그저 과거의 일로 치부하고 잊으려 하거나 바꾸려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1Q84>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기고 전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평가받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현실적인 포스트모던 문학성향이 그대로 묻어나는 작품, <기사단장 죽이기>가 더욱 흥미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